블록체인 트릴레마 | 유래 및 기본 개념, 특징과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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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트릴레마 | 유래 및 기본 개념, 특징과 사례

2023년 06월 23일

모든 기술은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습니다. 문제와 도전에 직면하며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효율성을 개선하고, 기능을 향상시키며 발전합니다.

블록체인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혁신적인 기술로 등장해 여러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진통을 겪으며 발전해가고 있기도 하죠.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문제점 ‘트릴레마’를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트릴레마의 유래와 기본 개념

딜레마(Dilemma)는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잘 아실 텐데요.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트릴레마(Trilemma)도 딜레마와 비슷합니다. 다만, 두 가지 선택지가 아닌 세 가지 선택지가 존재하죠.

즉, 트릴레마는 숫자 3을 의미하는 접두사 “tri-“와 명제 또는 문제를 의미하는 접미사 “-lemma”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이는 세 가지 선택지나 옵션이 제시되지만 세 가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상황을 뜻합니다.

자동차를 구매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크게 세 가지 고려 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비용과 경제성, 성능과 기능, 그리고 환경적 영향입니다.

비용을 제일 우선으로 고려할 경우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한 오래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최근에 생산된 차에 비해 성능과 기능이 부족할 수 있고, 오래되어 환경 장치가 잘 구비되어 있지 않다면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는 비용을 우선시하여 성능과 환경적 영향을 일부 포기한 선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능을 우선시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질 수 있고, 과도한 성능 때문에 환경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는 기능을 우선시해 비용과 환경적 영향을 포기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무엇인가는 포기해야 하는 트릴레마의 문제점이 블록체인에도 적용됩니다. 블록체인은 확장성(Scalability), 보안성(Security), 탈중앙성(Decentralization) 중 적어도 하나를 희생해야 하는 트릴레마를 갖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유용함을 입증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 때문에 아직은 기존의 중앙 집중적인 네트워크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 특징

확장성

확장성은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성장함에 따라 트랜잭션 또는 사용자 수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냅니다. 높은 트랜잭션 처리량과 미래의 증가량이 확장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높은 트랜잭션 처리량은 TPS(Transaction Per Second)를 기준으로 이야기합니다. TPS란 초당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 양으로, 쉽게 말해 ‘초당 얼마의 거래 건수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어떤 암호화폐로 물건을 구매한다고 했을 때, 해당 거래를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많은 이들이 이 구매 방식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확장성은 어떤 블록체인 시스템을 거래 수단으로 활용할지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어 중요합니다.

미래의 증가량은 블록체인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성능이 저하되지 않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사용 증가에 따라 블록체인의 성능이 저하되거나 이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면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확장성을 크게 두 가지 기준으로 설명했지만, ‘확장성은 TPS다’ 혹은 ‘확장성은 미래의 증가량이다’라고 단정 지어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관점에서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이해하고,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여 사용자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탈중앙성

탈중앙성은 기존의 중앙집권적인 데이터 처리 방식을 벗어나 분산된 노드들을 통해 네트워크가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말합니다. 탈중앙성은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으로, 기존의 데이터 처리 방식과 가장 다른 블록체인만의 특징입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네트워크의 모든 참여 노드가 서로 직접 연결되는 P2P(Peer-to-Peer)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합니다. 각 노드는 전체 블록체인의 복사본을 유지 및 관리하고 트랜잭션을 전파하며 유효성을 검사합니다. 이를 통해 중앙 서버나 중개자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네트워크 참가자 간의 직접적인 상호 작용 및 데이터 공유가 가능해집니다.

탈중앙성을 높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네트워크의 검증에 참여하는 노드의 수가 많을수록 탈중앙성이 높다고 이야기합니다. 다양하게 분산된 노드의 수가 많을수록 단일 노드나 그룹의 네트워크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보안성

블록체인의 보안은 악의적인 활동, 변조, 사기 및 무단 액세스로부터 네트워크를 보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블록체인에서 보안성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이들에게 합의 과정을 통해 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발행하고 이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는 비트코인을,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이더를 발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직접적으로 개인의 경제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블록체인 내에서 기록되는 데이터는 변조 및 수정이 불가능하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세 요소의 상호작용

블록체인 트릴레마의 3가지 요소인 확장성, 탈중앙성, 보안성을 살펴보신 분들은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달성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감을 잡으셨을 수도 있는데요. 세 요소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 관계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트랜잭션이 발생하고, 네트워크에 있는 노드에 전파한 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노드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드가 검증에 참여한다는 의미이며, 탈중앙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죠. 또 노드가 많은 것은 적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를 악의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워져 보안성이 높아진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검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확장성은 저하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탈중앙성을 높이려 하면 확장성이 저하됩니다. 반대로 확장성을 높이려고 하면 탈중앙성과 보안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블록체인을 지탱하는 3가지 중요 요소의 이런 관계성 때문에 블록체인은 트릴레마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 힘든 상황에서 각 블록체인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다른 부분을 보완하려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 사례

비트코인

비트코인은 트릴레마의 세 요소 중 확장성을 양보한 네트워크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비트코인은 시작부터 탈중앙화와 보안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는 최고의 암호화폐라 평가받고 있지만, 사용자 증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속도가 느려지는 확장성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였는데, 세그윗 업데이트와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한 예시입니다.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비트코인 위에 구축된 오프 체인 거래 방식입니다. 확장성 문제로 비트코인이 실생활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제안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이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모든 전송 기록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반면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개별 거래를 별도의 채널에서 처리한 후 그 결괏값만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중요 거래 기록만 블록에 저장하고 그 외 것들은 블록체인 밖에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전송 속도를 대폭 향상하고 거래 수수료를 절감해 느리고 무거운 비트코인의 소액 결제를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은 세그윗 업데이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세그윗은 블록에서 서명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분리하여 블록당 담을 수 있는 트랜잭션 양을 증가시킨 업데이트입니다. 블록의 크기는 이전과 같지만, 서명 데이터를 분리해 더 많은 트랜잭션을 담을 수 있어, 한 번에 많은 거래량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결제 수단으로서 확장성은 부족하다고 평가받습니다. 이는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선택하고 확장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선택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이더리움도 출시 당시에는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 증명 방식을 채택하여 네트워크를 운영했습니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프로그램을 추가하여, 이를 실행하기 위한 많은 리소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스비(Gas Fee) 방식의 수수료를 설정했지만, 네트워크에서 채굴 노드가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높은 가스비 중심의 트랜잭션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사용자 수가 증가할수록 수수료가 점점 증가한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성장하는 데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완벽한 해결 방법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은 기존의 작업 증명(PoW) 합의 방식 대신 지분 증명(PoS) 합의 방식으로 전환하고, 추후 롤업(Roll up)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여 확장성을 크게 개선할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오스

이오스는 비트코인과는 다르게 위임 지분 증명(DPoS) 방식의 합의 프로토콜을 선택한 네트워크입니다. 위임 지분 증명(DPoS) 방식은 전체 코인 보유자들이 일정 수의 블록 생성자를 선출하고, 그들에게 블록 생성의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에서 모든 노드가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네트워크의 모든 노드가 아닌 일부 노드가 블록 생성 과정을 담당하므로 블록 생성 시간이 단축되고,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높아졌지만 결국 탈중앙성을 만족시켰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선택된 노드가 블록체인을 운영하다 보니 그만큼 소수가 네트워크를 독점할 수 있는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수의 노드를 공격하는 것은 분산된 다수의 노드를 공격하는 것에 비해 쉽기 때문에 보안의 위협도 받게 됩니다.

이오스는 확장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네트워크로, 이에 따라 탈중앙성과 보안성 측면을 양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 ‘트릴레마’가 무엇인지 알아보았습니다. 각 블록체인 플랫폼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집중하는 부분은 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러한 노력은 블록체인 기술이 탈중앙화, 확장성 및 보안 사이에서 더 나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균형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은 더 넓은 범위의 응용 프로그램에 적용되어 우리 삶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죠.

블록체인 기술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지만 블록체인 기술만이 가진 혁신적인 특장점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여전히 발전 과정에 있는 블록체인, 가능성에 더욱 주목한다면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더 큰 혁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유진 Blockchain Engineer (블록체인 부트캠프)
편집 최인성 Content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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